더 다크 픽처스 앤솔로지 : 맨 오브 매단 (2019)

집에서 시청할 수 있는 비디오가 비디오 테이프에서 DVD로 넘어감에 따라 많은 기능이 추가되었다. 
순차 접근 저장소 (Serial Access Memory : SAM)였던 비디오 테이프와 달리 DVD는 임의 접근 가능 저장소 (Random Access  Memory : RAM)였기 때문에 장면 점프가 가능했는데 이 장면 점프 기능을 이용해서 인터랙티브 영화란것이 시도되었다. 
영화 상영중 특정 장면에서 시청자에게 선택지를 주어주고 시간 내 입력이 들어오면 다른 장면으로 점프해서 사용자의 선택지에 따라 진행이 달라지는 것 처럼 보여줬다.
예를 들어 여자 주인공이 남자 주인공에게 사랑을 고백하는 장면에서 시청자에게 거절한다라는 또다른 선택지를 보여주고 시간 내 입력이 들어오면 남자 주인공이 여자 주인공을 차버리는 장면으로 점프하는 방식이다. 

인터랙티브 무비의 예시

시청자에게는 신선하게 다가왔을지는 모르나 제작자에게는 꽤 많은 부담으로 다가오게 된다. 분기마다 매 다른 시나리오를 작성해야 하고 그 모든 시나리오를 배우가 연기해야했으니 말이다. 이런 사정으로 인터랙티브 무비는 잠깐 반짝하고 만다. 
(최근에 넷플릭스에서 베어그릴스가 야생에서 살아남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컨텐츠에 인터랙티브가 도입되어 있는것을 본 적이 있다.)

이 다크 픽쳐스 앤솔로지 : 맨 오브 매단은 인터랙티브 무비를 표방하여 나온 작품이다. 
대체 인터랙티브의 최첨단, 최정상을 이끌고 있는 게임이라는 컨텐츠에 뭔 인터랙티브 무비를 도입하겠다는 생각이 가당키나 한지 모르겠지만 실제로 이렇게 출시가 되어버렸으니...
게임이란게 실제 배우를 쓰지 않고 원래 시나리오가 긴 컨텐츠다보니 제작비 측면에서 할 만 하다고 생각되어 도전한 듯 싶다.

제목의 (더) 다크 픽쳐스 앤솔로지란 어두운 이야기들이 수록된 전집이란 의미다. 이름부터 시리즈로 내겠다는 의지가 보인다.

인터랙티브 무비를 지향하는 게임이다보니 게이머가 게임 내에서 선택할 수 있는 선택지는 많지 않다. 
캐릭터들이 연기하는 중간중간 플레이어의 선택을 기다리는 선택지가 출력되고 선택에 따라 분기가 결정되어 스토리가 바뀐다.

이렇게 플레이어의 선택을 기다린다.

이런 선택지들 외에 QTE가 자주 발생한다. 이런 QTE는 게임 진행에 큰 분기를 만들어내지는 않고 캐릭터의 액션이 사소하게 바뀌는 정도의 변화를 준다. 
하지만 이 QTE의 대기 시간이 너무 짧아 (약 0.5초 정도 되나?) 게임 내내 긴장하고 있지 않으면 QTE를 놓쳐 실패하기 일쑤다.

게이머의 선택이 제한된 게임이다보니 스토리로 승부를 할 수 밖에 없다. 
이 게임의 스토리는 미드의 전형적인 전개를 따라간다. 지루한 초반부, 급박하게 진행되는 클라이막스 그리고 허무한 앤딩까지.
어두운 이야기 전집이라는 게임 제목답게 무서운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데 양키 센스답게 심리적 공포를 주는것이 아니라 갑툭튀하는 장면과 소리, 즉 점프 스케어에 크게 의존한다. 처음에야 점프 스케어가 먹어주지만 조금만 지나면 역치가 높아져서 많이 무덤덤해진다. 

아 깜짝이야!

플레이어의 선택지에 따라서 캐릭터들의 생사가 갈리는데 다회차를 진행하며 캐릭터들을 모두 살려보라는 제작자의 의도가 보이지만, 게임의 주 재미가 미지의 공포와 점프 스케어인데 초회차를 하면서 진상은 다 밝혀지고 점프 스케어도 다 예상이 되니 2회차에 대한 욕구가 크게 생기지 않는다.

중간 중간 해설자가 나와서 맥을 끊는다.

결론을 내리자면 그저 그런 게임이다. 게임의 절대적인 강점인 인터랙션을 전부 내다버렸으면 스토리라도 죽여줄만큼 좋아야 하지만 그저 싸구려 미드정도밖에는 되지 않는다. 
게임의 용량이나 캐릭터들의 모션, 그리고 더빙을 보면 돈이 꽤나 들어간 것 같은데 그럴바에야 배우 지망생들을 써서 드라마로 만드는게 낫지 않나 싶다. 마치 환상특급 처럼 말이다.

스토리

알렉스줄리아는 난파선에서 물건을 수집하는 보물 사냥꾼을 취미로 하고 있다. 

2차대전때 해저로 추락한 비행기에 대한 소문을 듣고 보물 사냥을 하기로 한 이들은 각각 자신의 오빠인 콘레드와 남동생 브래드를 데려온다. 마지막으로 이들이 섭외한 배 듀크 오므 밀란의 선장 플리스까지 모이게 되자 보물 사냥을 하러 해상으로 나간다.

탐사 장소에 도착하자 알렉스와 줄리아는 잠수를 시작하고 곧 추락한 비행기를 찾아낸다. 미 발견된 잔해물은 당국에 신고부터 해야 한다는 플리스의 말을 무시하고 줄리아는 잔해에서 비행 일지 하나를 챙긴다. 
시간이 되어 수면으로 상승하는 중 알렉스는 줄리아에게 반지를 건내주며 프러포즈를 한다.

알렉스가 줄리아가 탐사를 하는 도중 배 근처로 고속정에 탄 어부 세 명이 접근하다가 탐사장빙에 걸려 배가 파손된다. 
콘레드는 수리비를 요구하는 어부들이 삥을 뜯는다고 생각하고는 가지고 있던 돈을 바다에 뿌리며 조롱하고 어부들은 이들을 뚫어지게 바라보다가 사라진다.

알레스와 줄리아가 승선하여 기록을 살펴보는데 만주 황금이라는 단어가 적혀 있는것 외에는 별다른 특이사항이 없었다. 
탐사를 마치고 맥주 파티를 즐긴 이들은 골아 떨어지게 되고 이내 폭풍우가 밀려오게 된다.
그리고 폭풍의 소음을 틈타 이전의 어부들이(사실은 해적이었다) 배에 몰래 승선하여 이들을 결박한다.

승선한 해적들은 이들을 인질로 삼아 돈을 뜯어낼 궁리를 하다가 줄리아가 잔해에서 가져온 비행 기록을 발견하게 되고 기록에 있던 '황금'에 대해서 이들을 다그치지만 별다른 소득이 없다.

폭풍이 점점 거세어져 배가 표류를 하게 되고 표류 끝에 2차 세계 대전 중 실종되었던 구함 '맨 오브 매단'을 발견하게 된다. 
기록을 읽었던 해적의 두목인 올슨은 이 군함에 황금이 있다고 판단하고선 인질들과 해적단들을 모두 데리고 군함에 승선한다. 
승선하며 인질들이 보트를 탈취하지 못하도록 엔진 부품 하나를 뜯어서 가져온다.

해적단은 인질들을 방에 가두고서 군함 내부를 둘러보는 사이 일행들은 기지를 발휘하여 방에서 탈출하게 되고 부품을 되찾으려 한다.
하지만 곧 일행들 앞에 유령들과 좀비들이 나타나기 시작하고 이 때문에 이들은 뿔뿔히 흩어지게 된다.

컨셉은 유령선이다.

<중략 - 게이머의 선택에 의해서 스토리가 많이 바뀐다 >

결국 일행들은 화물칸에서 만주 황금을 찾아내게 되고 보관함을 열어보지만 그 안에 있던건 황금이 아니라 화학물질이었다. 
'만주 황금'은 미군이 중국에서 탈취한 생화학병기의 암호명이었고 이 물질이 만들어낸 연기를 흡입하게 되면 극심한 환각을 보다가 심장마비로 죽게 된다. 군함은 극비리에 이 무기와 실험 대상자를 운송중이었는데 낙뢰가 이 물질이 든 상자를 타격하여 연기가 군함에 가득차고 이 연기를 마신 승조원들이 모두 죽어버리면서 유령선이 되었던것이었다.
그러니 해적들과 일행들이 보던 유령과 좀비는 사실 환각이다.

(스포일러: 공격하면 안됨)

일행들은 아직 전원이 살아 있는 무전기를 통해 군용 주파수로 미군에 S.O.S.를 요청하는 한편 해적 두목이 가지고 있던 엔진 부품을 회수하여 탈출을 시도한다.

게임의 최종 보스?

<중략 - 게이머의 선택에 의해서 스토리가 많이 바뀐다 >

결국 일행들은 미군의 도움을 받아 구조되거나, 해안 경비대에 의해 구조되거나, 자력으로 탈출하거나 아니면 모두 죽는것으로 스토리가 끝난다.

게임 목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