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다크 픽처스 앤솔로지 : 리틀 호프 (2020)

집에서 시청할 수 있는 비디오가 비디오 테이프에서 DVD로 넘어감에 따라 많은 기능이 추가되었다. 
순차 접근 저장소 (Serial Access Memory : SAM)였던 비디오 테이프와 달리 DVD는 임의 접근 가능 저장소 (Random Access  Memory : RAM)였기 때문에 장면 점프가 가능했는데 이 장면 점프 기능을 이용해서 인터랙티브 영화란것이 시도되었다. 
영화 상영중 특정 장면에서 시청자에게 선택지를 주어주고 시간 내 입력이 들어오면 다른 장면으로 점프해서 사용자의 선택지에 따라 진행이 달라지는 것 처럼 보여줬다.
예를 들어 여자 주인공이 남자 주인공에게 사랑을 고백하는 장면에서 사용자에게 거절한다라는 또다른 선택지를 보여주고 시간 내 입력이 들어오면 남자 주인공이 여자 주인공을 차버리는 장면으로 점프하는 방식이다. 

인터랙티브 무비의 예시

시청자에게는 신선하게 다가왔을지는 모르나 제작자에게는 꽤 많은 부담으로 다가오게 된다. 분기마다 매 다른 시나리오를 작성해야 하고 그 모든 시나리오를 배우가 연기해야했으니 말이다. 이런 사정으로 인터랙티브 무비는 잠깐 반짝하고 만다. 
(최근에 넷플릭스에서 베어그릴스가 야생에서 살아남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컨텐츠에 인터랙티브가 도입되어 있는것을 본 적이 있다.)

뜻밖에도 다크 픽쳐스 앤솔로지 : 리틀 호프는 인터랙티브 무비를 표방하여 나온 작품이다. 
인터랙티브 그 자체인 게임이란 장르에서 뭔 인터랙티브 무비를 표방한 작품이 나오나 싶겠지만 정말 그런게 나와버렸다. 가장 단순한 게임인 Pong만 하더라도 게이머는 움직이는 공을 보며 막대기를 움직이게 매우 인터랙티브하지 않는가!

아타리로 출시되었던 퐁이란 게임이다.

제목의 (더) 다크 픽쳐스 앤솔로지란 어두운 이야기들이 수록된 전집이란 의미다. 다시말해 시즌제 시리즈물이다.

인터랙티브 무비를 지향하는 게임이다보니 게이머가 게임 내에서 입력을 할 수 있는 기회는 많지 않다.
캐릭터들이 연기하는 중간중간 플레이어의 선택을 기다리는 선택지가 출력되고 그 선택에 따라 분기가 결정되며 스토리가 바뀐다.

이런식으로 분기가 주어지며 게이머는 선택을 해야한다.

선택의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아 게이머가 게임 강제 종료 후 선택을 바꾸는걸 방지하기 위해서 상호작용이 끝날 때 마다 자동 저장이 되기 때문에 선택의 결과를 바꾸려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수밖에 없다.

이런 선택 시스템 외에도 게이머가 입력할 수 있는 부분은 위기의 순간에 발생하는 QTE다. 
QTE는 크게 세 종류로, 제한 시간 내에 키 입력, 키 연타, 조준 그리고 리듬액션같은 타이밍 맞추기이다.

타이밍 맞추기. 주로 심장 박동에 맞춘다.
시간내 버튼 입력. 입력 가능 시간이 매우 짧다.
조준. 제한 시간 내 목표를 '찾아서' 맞춰야 한다.
버튼 연타. 제한 시간 내에 눌러야 하는 횟수가 생각보다 많다.

이러한 QTE는 초반에는 스토리의 진행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다가 후반으로 가면 캐릭터의 생사를 좌우하게 된다.

게임은 다섯명의 캐릭터로 시작을 하며 각 캐릭터를 돌아가며 조종하게 된다. 어떤 캐릭터를 조종할지는 게이머가 마음대로 선택할 수 없고 진행에 따라 저절로 결정된다.

게이머의 선택이 제한된 게임이다보니 스토리로 승부를 할 수 밖에 없는데 이 게임의 스토리는 미드의 전형적인 전개를 따라간다. 지루한 초반부, 급박하게 진행되는 클라이막스 그리고 허무한 앤딩까지.
어두운 이야기 전집이라는 게임 제목답게 무서운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데 양키 센스답게 심리적 공포를 주는것이 아니라 갑툭튀하는 장면과 소리, 즉 점프 스케어에 크게 의존한다. 처음에야 점프 스케어가 먹어주지만 조금만 지나면 역치가 높아져서 많이 무덤덤해진다. 

플레이어의 선택지에 따라서 캐릭터들의 생사가 갈리는데 다회차를 진행하며 캐릭터들을 모두 살려보라는 제작자의 의도가 보이지만, 게임의 주 재미가 미지의 공포와 점프 스케어인데 초회차를 하면서 진상은 다 밝혀지고 점프 스케어도 다 예상이 되니 2회차에 대한 욕구가 크게 생기지 않는다.

게임의 부제인 리틀 호프는 캐릭터들이 탐험하게 될 버려진 마을 이름이다. 버려진 마을에서 크리쳐가 튀어나오니 마치 사일런트 힐이라는 게임을 연상케 한다.

결론을 내리자면 그저 그런 게임이다. 게임의 절대적인 강점인 인터랙션을 전부 내다버렸으면 스토리라도 죽여줄만큼 좋아야 하지만 그저 싸구려 미드정도밖에는 되지 않는다. 전작 맨 오브 매단에서 유저들의 피드백을 받아 어느정도 게임에 맞는 스토리를 쓴 것 같으나 전작에 비해서 큰 발전은 없다. 그냥 싸구려 미드로 만드는게 낫지 않았을까 싶다.

스토리

제임스 클라크는 4명의 아이와 아내를 책임지는 가장이지만 최근 공장이 문을 닫는 바람에 술에 의존하여 살고 있다. 남편이 가정일을 놓아 버리자 아내 앤 클라크는 스트레스가 쌓여만 가고 집안 분위기는 점점 험악해진다.
그러던 어느날 정신적으로 불안한 막내 메간 클라크가 인형을 불에 태우면서 집에 화제를 일으키고 이 화제로 일가족이 몰살당한다.


국문과 교수 은 학생들 (엔드류, 테일러, 안젤라, 다니엘)을 데리고 현장학습을 가던 중 버스가 전복되는 사고가 발생한다. 간신이 버스 밖으로 나와보지만 이들을 책임져야할 버스 기사는 온데간데 없다.

(버스 이름이  페리맨 = 죽음의 뱃사공인데 제작자는 플레이어가 이들이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헤메이고 있다고 착각하게 만들고 싶었나보다.)

도움을 줄 사람이나 건물을 찾아서 길을 따라 이동하던 중 기분나쁜 조짐을 느낀 테일러가 다시 버스로 돌아가려 하지만 아무리 걸어도 일행이 있던 마을의 입구로 되돌아올 뿐이다. (어디서 많이 보던 클리셰이지 않은가?)
결국 일행은 도움을 구하기 위해서 리틀 호프마을로 들어가기로 한다.

과거 마녀 사냥이 유행했던 일을 관광 상품으로 내걸어 운영하던 리틀 호프는 공장들이 문을 하나씩 닫게 되고 이제는 폐허가 되어 버린 마을이다. 

하지만 이들에게 메리의 유령이 이들을 덥치자 과거 마녀 사냥 시대의 사람들과 시간을 잠시 공유하게 된다.

일행들과 똑같이 생긴 과거의 인물들이 악마가 깃든 마녀로 몰려 하나 둘 씩 이단 심판을 받아 산채로 수장이나 화형등의 사형을 당하게 되고 이렇게 죽은 영혼이 도플갱어가 되어 현재 인물을들을 뒤쫓게 된다. (이 때 부터 QTE 실패하면 죽을 수 있다.)

일행들은 과거 메리라는 소녀가 장난으로 사람들을 밀고하여 마녀라는 누명을 씌워 사형을 당하게 하고 있다고 판단하고는 메리라는 소녀를 막기 위해서 고군분투한다. 

(스포일러 : 이는 함정이고 메리를 악마로 여겨 죽음으로 몰아가면 캐릭터들이 대량으로 사망한다.)

<중략 - 게이머의 선택에 의해서 스토리가 많이 바뀐다 >

그렇게 밤이 지나고 새벽의 햇빛이 밝아오자 이들을 쫓던 도플갱어는 사라지고 겨우 마을 외각에 위치한 카페에 다다르게 되어 안도의 한숨을 내쉬게 된다. 

하지만...

존, 앤드류, 테일러, 안젤라 그리고 다니엘은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는 인물이었다. 
프롤로그의 화제 당시 집 밖에 있었던 앤서니 클라크는 생존을 했고 성장하여 버스 운전기사 일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당시의 충격이 너무 컸는지 가끔 망상을 보거나 인격이 분열되는 다중 인격 증상이 나타나게 되었다. 

게임 초반 버스가 리틀 호프에 가까워지며 어릴적 트라우마가 발동하여 망상증이 시작되다가 버스 전복 사고로 인해 망상증이 격화되어 새로운 다섯명의 인격이 생겨나고 본래의 인격이 숨어버리면서 게임과 같인 일이 발생했던 것이었다.

게임 목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