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때는 카를 4세의 훌륭한 치세가 끝나고 그의 아들 벤체슬라스 4세가 왕위를 이어받게 된다. 하지만 벤체슬라스 4세는 성군과는 거리가 먼 인물이었기 때문에 귀족들로부터 좋지 않은 평판을 받게 되고 이 상황을 틈타 이복 형제인 지기문스트가 왕위를 노리고 벤체슬라스 4세를 납치하고 보헤미안 지역을 야금 야금 점령을 하고 있다.
대장장이의 아들인 주인공 헨리는 아버지 마틴을 도와 스칼리츠 영지의 영주인 라드직 경의 칼을 만들어 전달하려던 중 지기문스트 세력의 군대가 들이닥친다.
표면상의 이유로는 영주인 라드직이 벤체슬라스파이기 때문에 바란 진압이 목적이었지만 실제는 다른 이유가 있다.
지기문스트가 통치하는 헝가리는 야만족과의 전쟁을 하고 있어서 보헤미안을 점령하기 위해 자국의 군인들을 움직이기 힘들었다. 때문에 쿠만 용병들을 고용하여 벤체슬라스파와 대립을 하고 있던 중, 고용비가 다 떨어져 가자 은광을 소유하고 있던 스칼리츠를 점령했던 것.
들어닥친 군대에 의해서 아버지와 어머니가 위험하게 되자, 아버지 어머니를 돕기 위해 뛰쳐나가 보지만 두 사람을 결국 구하지 못했고, 성채와 멀어진 덕분에 성채로 피신도 못하게 되었다. 스칼라츠 군의 장교는 어차피 성채로 들어오지 못하는 헨리를 침공 소식을 알리는 전령으로 임명하여 탈름버그로 가라는 명령을 내린다. 헨리는 우여곡절끝에 탈출하여 탈름버그에 겨우 도착하고 침공 소식을 알린다음 몸을 의탁한다.
탈름버그의 영주인 디비쉬는 헨리를 보호하려 하지만 주인공은 오히려 전쟁이 벌어진 스칼리츠로 돌아가려 한다. 당시 기독교 교리에 의하면 죽은자는 장례를 치러줘야 신의 곁으로 갈 수 있기 때문에 주인공은 부모를 묻고 장례를 치르고자 했기 때문. 몰래 탈름버그를 탈출해서 스칼리츠로 돌아가 부모의 장례를 치르주지만 그곳에서 도적들을 만나서 죽음 직전까지 가게 된다.
하지만 썸이 있었던 테레사와 탈름 버그 기사 로바드 경의 구원을 받아 가까스로 목숨을 부지해서 라타이 마을로 피신하게 된다.
라타이 성에는 스칼라츠의 피난민을 이끌고 온 영주 라드직도 몸을 의탁하고 있었고, 거기서 철이 없어 보이는 소영주 헨리와 인연을 맺게 된다.
옆 마을 네우호프에서 강도 사건이 발생하게 되고 이 사건을 같이 조사하게 된 헨리는 단순 강도 사건이 아님을 알게 된다. 연관된 사건인 위조 은화 사건, 납치 사건을 조사하다보니 스칼리츠를 침공한 이스트반 토트가 다른 성들을 점령하기 위해서 벌인 뒷공작이었음을 밝힌다.
보헤미안 성들의 지배자들이 연합하여 이스트판 토트를 잡으려 하지만 오히려 탈름버그 성을 빼앗기게 된다. 이 와중에 탈름버그 성의 안 주인 스테파니와 라드직까지 인질로 잡혀 버린다.
결국 트리뷰셋까지 만들어 성을 무너뜨리는 작전까지 진행하던 중 이스트반 토트를 지원하러 온 에릭과 전투를 하게 되고 에릭을 사로잡게 된다.
성벽을 무너뜨려 성안까지 진입하여 이스트반 토트를 한계까지 몰아붙인 다음 에릭을 이용하여 인질을 교환하고 라드직과 스테파니를 구하게 된다.
평가
보통 중세를 배경으로 한 게임은 대부분 검과 마법이 공존하는 중세 판타지가 많다. 엘더스크롤 스카이림이 대표적인 예일 것이다.
하지만 이 게임은 판타지가 배제된 철저하게 중세 게임이다. 중세 시절의 복식과 문화를 살리기 위해서 꽤나 노력한 게임같다. 일반적인 게임에선 투구, 갑옷, 장화 정도가 끝인데 이 게임에선 투구와 갑옷 외에 안에 받쳐 입는 갑옷들까지 다 구현을 해 놓았다.
초반엔 부족한 힘 때문에 갑옷을 다 챙겨 입으면 무거워서 뛰지도 못할 정도다. 그 외에도 내성과 외성으로 분리 된 성채 등등 제작자들이 스스로 중세 덕후를 지향하는 듯한 느낌을 많이 받는다.
게임의 시스템은 고전 서양식 게임을 많이 닮아 있다. 일본의 게임들은 적들을 잡아 가면서 경험치를 쌓고 무기수리를 하면서 돈을 모으는 구조인데, 이 게임에선 적들을 잡아 가면서 장비수리를 하면 돈이 거의 모이지 않는다. 오히려 적자를 볼 때도 있다. 첫 번째 튜토리얼 미션부터 이런 점을 잘 강조하는데, 그 미션은 물건 값을 치르지 않는 사람한테 물건을 빼앗아 시장에서 현금화 한 다음 숯 한 자루를 사는것이다.
실제로 우여곡절 끝에 (실제 물건 뺏다가 게임오버 여러번 봤다. 튜토리얼이 알려주는 정석적인 방법이 아니라 물건을 훔치는게 더 쉽다) 물건을 뺏어서 시장에 내다 팔아봐도 사야하는 숯가격의 절반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나머지 돈은 집안의 가재도구를 내다 팔거나(!!) 마을을 돌아다니면서 주민들을 퍽치기하거나 남의 집에 몰래 들어가 돈을 훔쳐야지만 첫 튜토리얼 미션을 해결하는것이 가능하다.
이 때문에 게임 내내 남의 집을 털거나 인적 드문곳에서 만나는 NPC를 퍽치기하여 소매치기를 하는것이 일상적이다. 하지만 게임에서 주인공은 비교적 정의로운 사람이므로 정의로운척은 다 하는게 아이러니.
하지만 기존의 게임들과 차별화 되는 점도 있는데, 스토리를 꽤나 중시하여 인게임 컷신이 꽤나 많다. 스카이림이나 폴 아웃등의 게임은 시작과 끝만 스토리가 주어지고 나머지는 게이머가 스스로 스토리를 만들어가는 경향이 강하지만 이 게임은 주어지는 미션들이 상당히 디테일하기 때문에 미드같이 어느정도 스토리를 따라가게 만들어서 한편의 서사를 체험한 듯한 느낌을 준다. 때문에 '엔딩을 봤지만, 뭔 일이 있었지?' 같은 의문을 주는 기존의 게임들과는 다르게, 엔딩을 봤을 땐 한 시즌의 드라마를 정독한 느낌을 준다.
눈의 띄는 단점들 역시 존재하는데, 가장 큰 단점은 '전투'다.
전투의 스킬 중에 달인의 일격(마스터 스트라이크)가 있는데, 상대의 공격을 받아쳐서 역습을 하는 기술이다. 문제는 이 기술을 주인공만 쓰는게 아니라 길가다 만난 도적때들도 모두 쓰기에 섣불리 공격을 했다간 역습을 당하여 피를 줄줄 흘리기 일쑤다. 때문에 선공은 매우 불리하며, 적들이 공격하길 기다렸다가 받아치는 지루한 공방전을 이어가게 된다.
시스템의 특성상 특별한 이벤트를 제외하고 주인공은 항상 혼자 움직이고, 적들은 항상 무리를 지어 나타나니 항상 1:N 전투가 벌어지는데 적들의 AI는 항상 주인공을 둘러싸도록 짜여 있기 때문에 대부분의 경우 배후에 적들이 위치하게 된다.
이 상황에서 내가 섣불리 공격을 시도하면 배후에 위치한 적이 틈을 노리고 찔러 오기 때문에 공격 버튼을 누르기 쉽지 않다. 더욱이 내가 타게팅하는 적은 상당히 방어적인 스탠스를 취함으로써 빠르게 공격하여 적을 하나 줄이는것 역시 쉽지 않다.
쉽게 말하면 주인공은 항상 1:N으로 싸움에도 불구하고 보정을 전혀 받지 못하기에 도박을 하는 마음으로 전투를 하게 된다. '이렇게 저렇게 전략을 짜고 잘 때려서 이겨야지' 가 아니라 '이번 공격을 맞아주면 성공, 실패하면 로딩' 이라는 마음 가짐으로 게임을 하게 된다는거다.
무기 레벨을 올리게 되면 무기 기술을 익히게 되는데, 위의 단점들로 인해서 무기 기술을 쓸 일이 거 없다는거다.
모든 무기 기술은 3~4 콤보를 이어 나가는데 1~2타만에 공격이 가로 막히고 반격을 당하게 되니, 콤보를 완성할 기회가 거의 주어지지 않는다. 오직 이벤트성으로 발생하는 N:N 혹은 1:1 전투에서나 써 볼 만하다.
두 번째로는 이동이 너무 많다. 한 미션을 하게 되더라도 재료를 모으거나 단서를 모으기 위해서 여러 지역을 돌아다니게 되는데, 자동이동도 시간이 꽤 걸리는데다 자동이동이 안되는곳이 많아서 많은 시간을 말을 타고 이동을 해야 한다.
한 미션을 깨는데 1시간이 걸린다고 하면 그 중 40분은 말타고 이동하는 시간이다.
사소하게는 시간 보내기 인터페이스가 너무 느리다.
시간대별로 NPC의 행동이 다르기 때문에 휴식을 하여 시간을 보내거나, 피로를 풀기 위해서 수면을 통해서 시간을 보내거나, 범죄행위를 하다 걸리면 감옷에서 시간을 보내게 되는데, 시간의 링이 너무 천천히 돌기 때문에 지루함을 유발한다. 이런 시간 보내기 속도는 좀 더 빠르게 하거나 속도를 조절할 수 있는 옵션을 주는게 좋지 않았을까 싶다.
중세 유럽에 관심이 많은 게이머는 관심을 가질만한 게임이지만, 뭔가 많이 다듬어지지 않은 하자 많은 게임이란 느낌은 떨칠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