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마이어 등 전략게임 개발의 축을 담당했던 개발자들이 떠난 마이크로프로즈는 마스터 오브 매직, 마스터 오브 오리온 등을 개발 한 심텍스를 인수하는 등 노력을 해 보지만 경영의 악화로 결국 문을 닫고 만다.
마이크로프조의 파산으로 공중에 붕 떠버린 판권을 인포그램이란 회사가 미친듯이 긁어 모으더니 파이락스와 손을 잡아 문명 3을 출시하게 된다.
문명 3 은 NT 시스템인 Windows XP가 나오기 직전에 출시 된 게임이라 Windowx 9.x 커널 기반으로 게발이 된 게임이다.
Windows 98에 최적화 된 대부분의 게임들이 그렇듯이 호환성 문제가 있다.
Windows 11 에서 실행시켜 보면 에러가 뜨고 실행되지 않는다.
다른 게임이야 안 그렇겠냐만은 문명 3은 CD로 배포가 되는 게임이다. CD 라이터 가격이 무지무지 내려가 어느 컴퓨터에서도 CD 기록이 되기 때문에 게임 제작사들은 CD에다 Lock을 걸기 시작한다.
CD를 만들기 위해서는 일단 원본 디스크를 만들게 되는데, 그 원본 디스크란게 우리가 아는 일반적인 CD가 아니라 신문 인쇄소의 활판 (팔만 대장경같은 먹물 묻혀서 종이에 찍는...)처럼 생겨서 이 활판을 공 CD에 열을 가해서 꾹- 누르면 CD에 흠집이 생기고 이게 데이터가 된다. 이런 압착 방식 때문에 프레스 CD라고 부르기도 한다.
물리적으로 힘을 가해서 찍는 방식이기 때문에 상당히 내구성이 강하다. 일반적으로 CD는 데이터를 100여년간 보존이 가능한데 여기서 말하는 CD는 프레스 방식으로 만든 CD를 말한다.
반면 PC에서 CD 기록 하는 방식은 특수한 도료가 묻혀져 있는 공 CD에 레이져로 도료를 태워서 흠집을 만들고 데이터를 기록하는 방식이다. 글자 그대로 도료를 태우기 때문에 버닝 CD라고 부르기도 한다.
CD에 보관된 데이터의 수명이 약 100여년이라는 말만 믿고 버닝 CD로 데이터를 기록했다가는 2년도 못 가서 데이터 다 날아간다. 가정용 PC의 레이저 출력 만으로도 태울 수 있을 정도의 도료이고 싼 값에 보급되는 공 CD인 만큼 도료의 수명이 길지가 않다. (1000년 수명을 보증한다는 MDisc라는것도 있는데 이건 장당 가격이 만원을 넘어가는 무지무지 비싼 매체이지만, 고작 500MB만 저장할 수 있는 용량으로 인해 (쓸 데가 없어) 단종했다.)
습기와 햇빛이 닿지 않도록 가방 안에 잘 넣어서 (한 번도 열지 않고)보관해야 5년, 길어야 10년 정도의 수명을 가진다고 한다.
CD란 물건은 흠집이 잘 나는 물건이고 따라서 데이터 손실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데이터 트랙 사이사이 오류검수 및 복구 코드를 계속 남겨서 데이터를 복구 할 수 있도록 한다.
프레스 CD는 무조건 원판의 데이터를 그대로 따라간다. 심지어 원판의 데이터에 에러가 있어도 그대로 반영이 된다.
원판의 데이터를 임의 조작하여 특정 트렉의 복구 코드를 강제로 망가트리면, 복사되는 CD도 망가진 데이터가 삽입된다.
CD복사 방지 기술은 여기서 아이디어를 얻어서 실제로 쓸모 없는 데이터를 특정 트렉에 삽입 한 후 강제로 데이터를 망가뜨린다. 그리고 특정 트렉을 읽어 망가진 방식을 보고 정품인지 아닌지 판단을 한다.
반면 버닝 CD는 디지털 데이터 블록을 트랙 데이터로 직접 변환 해 가면서 기록을 하고, 기록된 데이터를 이용해서 오류 검출 코드를 생성해 내기 때문에 고의적인 데이터 에러를 내기가 어렵다.
후에 알콜 120 등과 같이 오류 검수 코드가 망가지는 특정 패턴을 감지해서 그걸 그대로 기록을 할 수 있는 툴이 나와서 창과 방패의 대결이 시작되는 시절도 있었다.
이 창과 방패의 대결은 DVD가 나오면서 서서히 종식되기 시작한다. DVD에 담기는 데이터가 너무 커서 인터넷으로 공유하기가 쉽지 않은데다가, 온라인 인증 기술이 많이 도입되면서 CD 복사 방지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된다.
쓰다보니 문명 3보다는 CD 기술에 대한 글이 더 많이 졌는데, 다시 돌아가서
문명 3에서 사용된 복사 방지 기술은 Safe Disc V2 라는 방식이다.
물론 게임이 직접 CD ROM 을 제어 할 수 없으니 특수한 트랙을 읽을 수 있는 전용 CD 드라이버가 필요한데 이걸 OS에서 지원해 줬다. (secdrv.sys)
그러다 보안 결함 문제가 있어서 Windows 10에서 패치로 이 드라이버가 제거가 되었는데 때문에 이 락이 걸린 게임들은 이제 실행이 불가능하다.
다시 말해서 윈도우 10 이상에서는 이 게임 실행이 불가능하다.
구글에서 'civilization 3 secdrv' 으로 검색을 해 보면 당시 혼돈의 도가니를 볼 수 있다. (이제는 시간이 많이 흘러서 검색되는 페이지가 많지 않다.)
결국 VMWare 의 힘을 빌리는 수 밖에 없는데, 알파 센타우리에서도 언급했듯이 하드웨어 가속 문제가 있어서 퍼포먼스가 생각보다 나오지 않는다. 하지만 이방법 아니면 실행 할 수단이 없기도 하다.
Windows98도 문명 3을 실행하는게 가능은 하지만, 그래도 안정적인 XP로 돌리는게 낫지 않나 싶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문명 2와 문명 3 사이에 알파 센타우리라는 게임이 있는만큼, 시스템은 알마 센타우리의 것을 매우 많이 계승했다.
- 개척자와 일꾼이 분리되었다. 개척자는 새 도시를 건설하는 일을, 일꾼은 주위 타일을 개발하고 길을 놓는다.
개척자는 인구수 2를 소모하여 생산이 되고 일꾼은 인구수 1을 소모한다. - 문명에 특성이 생겼다. 그냥 내가 좋아하는 문명을 선택하는것이 아니라 각 문명의 특징을 파악해서 내게 맞는 플레이 스타일을 찾아야 한다. 예를 들어 페르시아는 식량 생산과 연구가 빨라서 도시의 발전이 빠르고 독일은 전쟁을 잘 한다.
- 문명 전용 유닛이 생겼다. 문명 전용 유닛은 동급 유닛에 비해 강하므로 적극 활용 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미국의 특수 유닛은 F-15 전투기로 동급의 제트기보다 강하다. 각 특수 유닛은 나오는 시대가 다르기 때문에 해당 시대에 적극 정복을 해서 땅을 넓히는것도 좋다.
그리고 문명 3에서 새로이 도입된 규칙이 있는데 '부패와 낭비' 라는 개념이다.
수도에서 멀리 떨어진 도시일 수록 부패와 낭비가 심해져서 방패와 수익의 일정 부분이 사라진다. 이것이 꽤 핵심적인 부분인데, 정복 전쟁을 해서 국가의 크기가 커지면 멀리 떨어진 도시를 관리하기가 빡세다. 생산량이 떨어지니 유닛 생산도 잘 안되고 수익도 안 들어오지만 지키긴 지켜야 해서 유닛을 주둔시키는 계륵같은 존재가 된다.
때문에 발전을 위한 자원은 수도를 주변의 위성 도시에 주로 담당하게 되고 멀리 떨어진 도시는 그냥 변방 요새 취급을 받게 된다. 다시 말해서 도시의 숫자가 국가 경제력의 숫자와 정비례하지는 않는다는 얘기다. (로그 함수쯤 되려나) 이들을 그나마 활용하려면 천도를 하여 수도를 국가 중심에 박는 수 밖에...
그리고 국경이 문화력이라는 수치에 의해서 확장된다.
문명 2에서는 국경이랄게 없었고, 알파 센타우리에서는 거점에서 얼마간의 타일 범위가 국경이었지만, 문명 3에서는 문화의 영향력이 미치는곳이 국경이 된다. 처음에는 문화를 생산하는 건물이 궁전밖에 없어서 수도만 국경이 확장되지만 사원 등의 건물을 지어서 다른 도시들도 국경을 확장할 수 있다.
유닛 관리는 여전히 아쉬움으로 남는다.
C&C, 워크래프트, 스타크래프트에서 충분히 효율적인 유닛 컨트롤을 보여 줬음에도 이 문명 3는 장기 두듯이 유닛을 하나 하나 움직인다. 국경에 군사력을 집중하기 위해서 유닛을 하나하나 옮기는 와중에 갑자기 멀리 있는 일꾼에 포커스가 되면서 화면이 튀는건 여전하다.
중반만 되어도 관리하는 유닛이 수십기가 되는데 이를 하나 하나 움직이는건 효율적이지 못하다. 앞서 발매 되었던 모든 게임이 다 이런 식이라면 봐 줄만 하겠지만, 그렇지 않는 게임이 많이 있어서 고역으로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