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피아 3


어릴 때 부터 흑인 갱단의 손에 길러져 온 '링컨 클레이'는 막 전역한 베트남전 참전 용사다.

어릴 때 부터 몸을 의탁했던 갱단 '새미' 뿐만 아니라 마피아 '마르카노' 패밀리의 두목 살과 그의 아들 조니는 링컨 클레이를 살갑게 맞아 준다. 하지만 마르카노의 환대는 거짓 가면일 뿐, 은행털이에 성공하자 링컨 클레이를 비롯하여  가족이나 다름 없는 새미 갱단 모두를 살해하고 근거지를 불지른다.

기적처럼 목숨을 부지한 링컨 클레이는 복수를 다짐하며 군 복무 시절 인맥을 맺었던 공작 전문가 '존 도노반'에 도움을 요청한다.

당장 살 마르카노와 조니 마르카노를 처단하면 다른 친척이 마르카노 패밀리를 이어받을것이 분명하기에 마르카노 패밀리의 근본부터 무너뜨릴 계획을 세운다.

이후 마르카노 수하들의 작업장을 점령하고 수하 대장들을 차례 차례 정리해 나가 패밀리의 기반을 모조리 파괴 한 후 종국에 조니 마르카노와 살 마르카노를 마주한다.

모든 일이 끝난 후 마피아 연합 위원회로부터 인정받아 상납금을 (무려 20%) 바치는 대신 뉴 보르도에서의 불법 사업을 허가 받는다.


스토리적인 측면에서 
스토리가 단순한건지 없는건지 모르겠다.

마르카노 패밀리에 의해서 새미 갱단이 몰락하는게 초장, 조니와 살 마르카노를 처치하고 지역을 접수하는게 종장이라면 중간은 수하들을 죽이고 사업장을 접수하는거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재미를 책임져야 할 중장이 너무나 초라하고 클라이막스를 달려야 할 종장 또한 별다른 내용이 없다.
자동차를 타고 이동하여 수하를 찾아내서 살해하는 작업의 반복 뿐이다.

그러니 초장인 은행을 털고 마르카노에 배신당하는 부분까지만 재미있다.

전작인 마피아 1, 2를 돌이켜 보면 전작들은 한 편의 (혹은 한 시즌의) 드라마였다.
마피아 1에서 토미의 마피아 인생극을 찍었고, 마피아 2에서는 (비록 결말을 제대로 끝내진 못했지만) 비토의 고난사를 찍었다. 이 작품들은 매 챕터마다 스토리가 진행되며 드라마를 보는듯 게임을 했었다.

하지만 3편은 복수를 한다는 기본적인 줄기만 있지 나머지는 하나도 완성이 되어 있지 않다.

비주얼적인 측면에서 
비주얼이 매우 이질적이고 일관적이지 못하다.

인터미션에서 나오는 컷신은 매우 퀄리티가 좋다. 얼굴 표정하나 하나가 살아 있어 마치 실사 영화를 보는 듯 하다.

문제는 이렇게 실사처럼 보이는 인물이 둘 밖에 되지 않는다는거다. 제임스 신부(모건 프리먼 닮았다)와 주인공인 링컨 클레이만 정말 사실적이고 나머지 인물들은 보면 딱 '아 CG구나' 하는 느낌이 많이 든다.

영상 컷신을 보다가 인게임 컷신을 보게 되면 퀄리티의 차이가 너무 크게 다가온다. 표정의 변화 없이 입술만 움직이는데다가 인게임 컷신을 만들다 말았는지 일부 컷신은 입술조차 움직이지 않고 복화술 하듯이 대사를 한다.

세간의 평가에서 긍정적인 부분은 '컷신이 훌륭하다' 가 많은데, 컷신과 인게임이 이렇게 차이가 나 버리면 이건 장점이 아니라 단점이 되어 버린다.

게임성에 있어서
마치 대중적인 MMORPG를 하는 듯 하다.  쉽게 말해서 목적 달성을 위해서 노가다를 자처하는 느낌이다.
엔딩을 위해서
-> 살 마르카노가 지배하는 뉴 보르도 지역의 6개 구역을 점령하고 보스와 대면해야 한다.
-> 1개 구역을 점령하기 위해서는 2개의 사업장을 점령하고 구역 관리자를 처치 하는 것이다.
-> 1개 사업장을 점령하기 위해서는 사업장의 똘마니를 족치거나 사업을 방해하는 테러를 일 정 횟수만큼 진행해서 사업을 망하게 하고 지배인의 위치를 드러나게 하는 것이다.
-> 똘마니를 처치하거나 사업을 방해하기 위해서 먼 거리를 차를 타고 이동해야 한다.

그러니 저 6개 구역을 점령하기 위해서 수없이 반복적으로 차를 타고 이동해야 하며 똘마니를 죽이고 테러를 해야 한다는 뜻이다. 
전편에선 적들을 처치하는데도 이유가 각기 달랐고 방식도 각기 달라서 반복적인 느낌이 많이 들지 않았지만, 이번 작에선 대 놓고 노가다를 시키고 있다. 

또 다른 문제는 매 사업장을 점령할 때 마다 주인공 혼자서 무쌍을 찍어 댄다는 점이다. 
사업장을 보호 하기 위해서 각종 총기로 무장한 수많은 적들이 대기 하고 있는데, 주인공 혼자서 총기 두개에 수류탄 몇 개 들고 들어가 사업장을 아작을 내 놓는다. 
주인공이 관리하고 있는 부두목이 셋이나 있고 이 세 부두목은 각기 세력을 거느리고 있음에도 링컨 혼자도 돌격하고 정리하고 북치고 장구치고 다 한다. (그럼에도 링컨이 구역을 점령하고 나면 구역을 넘겨 받지 못한 부두목들이 링컨에게 역정을 내는걸 보면 헛웃음이 나온다.)

마피아 3라는 제목도 문제가 있다. 
'마피아'는 이탈리아 갱단이 미국에서 조직한 단체이다. 단순히 목적을 공유하는 갱단이 아니고 입단 의식도 있는 만큼 매우 조직적인 집단으로, 이탈리아 출신만 패밀리로 받아들일만큼의 폐쇄적이고 아이덴티티가 있다.

주인공인 링컨 클레이는 흑인이니 당연히 마피아가 아니다. 흑인 갱단 두목일 뿐, 부두목 중 이탈리아인인 비토가 있긴 한데 이 사람은 2편의 사건에 의해서 마피아로부터 버림받은 인물이다.
최종 보스인 살 마르카노가 마피아 조직이긴 한데, 이 사람은 마피아 연합 위원회에 질려서 마피아를 벗어나려고 하는 짝퉁 마피아에 가깝다.

한마디로 마피아 3에는 마피아와 진중하게 연결 된 인물도 없고 사건도 없다. 마지막 엔딩 컷신에서 마피아 조직원과 만나는게 다이다.

결론을 내자면, 

스토리도 아니고, 비주얼도 아니고, 게임성도 아니고 심지어 타이틀도 잘못되었다.
망작이라는 세간의 평가가 정확하다.

무슨 깡으로 리마스터 에디션까지 내놓았을까... 제작사가 마피아에게 협박이라도 받은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