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숭이 섬의 저주 (1997)

줄거리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모르지만 어찌어찌하여 리척 (이름이 르척에서 다시 리척으로 돌아왔다!) 의 빅 우프(전편의 빅 후프)을 탈출한 가이브러쉬는 바다를 표류하다 일레인이 통치하고 있는 (대체 몇 개의 섬을 통치하는건지...) 플런드섬에 당도하게 되는데 하필이면 그 곳은 리척과 일레인이 한참 전쟁이 벌어지고 있었다.

가이브러쉬의 엉뚱한 실수로 해적선이 흔들리는 바람에 리척은 그자리서 폭사하고 덕분에 해적들을 물리치게 된다.
가이브러쉬는 해적선에서 루팅한 다이아몬드 반지를 일레인에게 끼우며 청혼을 하게 되는데 (이미 약혼하지 않았어??)
하필이면 그 반지가 부두 저주에 걸린 반지라 일레인은 황금상이 되고 만다.

근처에 부두 아줌마를 찾아가서 들은 해법은 가치가 동등한 다른 순수한 다이아몬드 반지를 끼우면 저주가 풀린다는 것.
이때부터 다이아몬드 반지를 마련하기 위한 가이브러쉬의 모험이 시작된다.

유령과 만나 영혼결혼식을 이루어 주는 등의 갖은 고생을 통해서 다이아몬드 반지를 마련한 가이브러쉬는 일레인의 저주를 풀게 되나 부활한 리척에 다시 사로잡혀 포로가 된다.

리척이 원숭이 섬에 건설한 빅 우프에 갖힌 가이브러쉬는 역시 엉뚱한 모험을 통해서 저주를 푼 다음 리척을 눈사태에 묻어버리고 일레인과 신혼 여행을 떠난다.

평가

1997년 윈도우 95가 현역이고 플로피 디스크가 사양길에 들어서며 CD가 주종이던 시절에 발매 된 게임이다.
풍부한 해상도와 넉넉한 미디어 용량덕에 그래픽이 셀 에니메이션 스타일로 변하고 풀 음성 지원이 된다. (아쉽게도 한국어 음성지원은 안된다.)

전편에 비해서 게임의 난이도가 살짝 내려갔는데 이유는 해상도 덕분. 전편에선 오브젝트가 배경에 묻혀서 오브젝트를 얻지 못해서 막히는 일이 비일비재했으나 해상도가 좋아지니 배경과 오브젝트가 명확하게 구분이 되고, 오브젝트를 못 찾아서 게임이 막히는 경우는 많이 줄었다.

그리고 행동을 먼저 선택하고 오브젝트를 선택하던 이전 방식과는 달리 오브젝트를 먼저 선택하고 행동을 선택하는 방식을 사용했기 때문에 명령어 인터페이스가 제거되고 화면을 넓게 쓸 수 있다.

반면 핍진성과 개연성은 내다버린 두서없는 퍼즐은 여전해서 머리를 꽤나 싸매게 된다. 다이아몬드 반지로 유리를 커팅한다거나 치즈로부터 유당불내증을 추론해 낸다거나, 바늘과 자석으로 나침반을 만들어 낸다거나, 우산을 펼쳐 추락을 방지한다거나...
심지어 머랭파이에 닻을 집어 넣는 괴기한 퍼즐도 존재한다.

셀 애니메이션에 더불어 풀 음성 지원은 게임의 몰입감을 매우 높인다.
게임에 풀 음성을 집어 넣는게 생각보다 난이도가 높다. 성우의 고용비는 비싼데 시나리오를 더 낫게 수정한다거나 오류를 고치게 되면 다시 음성 녹음을 해야 하기 때문에 돈이 추가로 나가게 된다.

게임의 발매일까지 시나리오를 수정하는 드래곤 퀘스트 시리즈가 음성지원을 하려하지 않는 이유가 이거다 (일본은 성우가 많아서 성우 비용이 서양에 비해 크게 비싸지 않다). 그래서 대부분 컷신에서만 음성을 지원하는데 이 게임은 모든 텍스트에 음성이 다 들어 있다.
어떤 선택지를 고르던간에 결론은 하나로 귀결되지만 어차피 말장난이 주 요소인 게임이라 선택지를 이것저것 아무거나 선택해서 주고 받는 대화를 감상하는 재미는 꽤 좋다.

특히 다른 맵으로 넘어갈 때 마우스를 더블클릭해서 이동을 스킵할 수 있어 진행이 매우 쾌적하다.

2편에 가이브러쉬가 상자에 봉인한 스탠이 이번 편에서 구출된다. 깨알같은 연계성

게임의 플랫폼은 도스에서 윈도우로 바뀌었으나, 스컴프로젝트로 만들어진 ScummVM에서 3편을 지원하기 때문에 굳이 버츄얼 머신을 돌려서 Window 95를 세팅할 필요 없이 ScummVM으로 바로 게임을 돌릴 수 있어 접근성이 매우 좋다.

어드벤처 게임의 게임성은 여전하고 그래픽은 나아졌으니 입문자는 이 원숭이 섬의 저주를 입문작으로 해도 나쁘지 않다.

원숭이 섬의 저주 (19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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